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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소설)/일본 만화/소설

마법기사 레이어스 만화책에 대한 단상

밤 9시가 다 되어가도록 가요무대를 보시는 엄마를 말릴 수도 없고,

이 시끄러운 환경 속에서 어떻게든 오늘도 포스팅을 해야 하는데

고민 끝에 그냥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글을 쓰기로 결심.


오늘 다루고자 하는 주제는 바로 마법기사 레이어스 만화책이다.

이전 포스트를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나는 구판 일어 만화책 6권과

북미에서 출간된 영어 만화책 1부와 2부를 모두 소장하고 있다.

사실 한국에서 1부 3권을 어렵게 중고로 구했는데 심경의 변화로

버려버리는 불상사가 과거에 있었다. 하지만 다행히도 아마존과

이베이 덕분에 뜻하지 않게 일어판과 영어판을 모두 득템하였다.


책들에 대한 겉모습(?) 리뷰는 "아끼는 것들"이라는

카테고리에 따로 포스팅할 거고 지금 이 시간에는

마법기사 레이어스 만화책을 읽고 전반적으로

내가 느낀 것들을 종합하여 여기에 풀어볼까 한다.



크게 1부와 2부로 나누어서 설명하자면,

1부는 그야말로 전형적인 RPG 게임 스타일이다.

(작중 세 명의 소녀들도 지적하였던)

어떠한 퀘스트가 주어지고 그것을 이행하고 나면

또 다른 퀘스트가 주어진다. 그리고 최종 보스를 물리친다.

그래서 그런가 전체적으로 이야기 진행이 매끄럽다는 느낌을 받았다.


2부는 개인적으로 너무 지루하고 재미없었다.

설정 자체부터 애니와는 완전 달랐기에 (만화가 먼저 나왔지만)

"기둥으로의 길"이라는 시스템을 이해하는 것부터가 난관이었고,

무엇보다도 맞서 싸우는 악의 최종 보스가 없는 대신 모코나가

뜬금없이 창조주라면서 위엄있게(?) 자기 혼자 북 치고 장구치고 한다.

우리에게는 그냥 귀엽고 사랑스러운 이미지로만 남아주면 좋으려만...

만화책 설정을 그대로 애니에 반영하지 않아서 천만다행이다.




하지만 2부가 무조건 별로인 것은 아니었다.

히카루와 이글이 처음 서로를 대면하는 장면,

뭔가 서정적이고 표현이 세밀하다고 해야 할까...

다른 어떠한 커플에게서도 느낄 수 없었던

강한 유대감이 이 둘 사이에 드러나 있는 거 같았다.

그리고 둘 사이의 관계는 시간이 갈수록 더욱 깊어진다.

최소한 이글이 유명을 달리하시지는 않으셨으니까....


세피로를 옆 동네 마실 가듯이 자주 들락날락하는 모습도 신선했다.

아무래도 세피로 사람들을 대면할 기회도 더 많아지는 거고

오가는 대화 속에 사랑도 싹트기 마련이니까. 특히나

우미의 아스코트를 향한 자상하고 따뜻한 마음은 이 커플을

지지하는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많은 영감을 불러일으켰다.



히카루x이글, 우미x아스코트 두 커플을 다 언급하니

지금쯤 여러분들께서는 이 Barock는 도대체 어느 커플을

지지하느냐라고 하실 수 있겠는데 논란의 소지가 될 수 있으므로

영원히(?) 비밀에 부쳐두도록 하겠다. 하지만 Barock의 과거행적

을 조금이라도 아시는 분이라면 금방 아실 수 있을 것이다. ^^;;




개인적으로 creative writing의 전문가는 아니지만, 소설이나

드라마 같은 데서 독자나 시청자의 마음을 확 사로잡는 것은

선과 대비되는 악의 이미지를 확실하게 구축시킴으로써 

적절한 텐션, 즉 긴장감을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예를 들자면 한도 끝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앞서도 말했지만

마법기사 레이어스 2부 같은 경우 이러한 면에서는

최하점을 줘도 전혀 후회하지 않을 정도이다.


애니가 나오지 않았거나 만화책의 설정 그대로 애니가 만들어졌다면

어쩔 수 없이 수긍하고 받아들이겠지만 이미 아는 사람들은 다 알듯이

애니에서 노바의 대사 하나하나가 그야말로 너무나도 잔인했기에

노바 보는 재미로 애니를 봤던 사람들도 없지 않아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 배후를 조종하는 데보네아 또한 모든 사람들을

공포에 떨게 할 만큼 위협적이고 두려운 존재감을 과시하였다.





사실 애니와 비교하려는 의도는 아니었는데 큰 감명을 주지 못했던

2부를 설명하다 보니 안 할 수가 없어서 그냥 이대로 두기로 한다.

더 세세한 항목들에 관하여 설명을 하는 게 좋겠지만 계속 하면

스포일러가 되고 밤이 너무 깊어서 이쯤에서 끝내고자 한다.






마법기사 레이어스를 (무척) 좋아하시는 분,

어릴 때 보고 어렴풋하게만 기억하시는 분,

설정다른 만화책이 존재한다는 걸 이제 아신 분,

오프닝&엔딩 노래만 기억하시는 분,

상관없이 Barock의 글이 유익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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