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소소한 삶의 이야기/음악인의 삶

바로크 음악에 대한 개인적 단상

이전의 포스트에서 여러 번 밝혔지만 나는 음악감상 대부분을 바로크 음악에 할애한다. 그런데 더 웃긴 건 한 세기도 훌쩍 넘는 기간 혹은 수많은 작곡가들 중에서 나는 후기 바로크 삼총사에게만 거의 집중하다시피 한다. 텔레만이나 라모 같은 작곡가들에게도 관심을 가져달라면서 정작 본인이 늘상 듣고 편곡하는 음악은 비발디, 바흐, 그리고 헨델이다.


익숙함.....이 가장 큰 이유일 터. 총보를 거의 외우다시피 하면서도 연주자들에 따라서 해석도 제각각이다 보니 오늘은 조르디 사발의 왕궁의 불꽃놀이를 듣는다면 내일은 BBC Prom이다. 빅데이터라고 하나, 사용자가 즐기는 정보만을 수집하여 취향에 맞춰 알아서 척척 골라주는 거. 대부분의 사람들도 그렇겠지만 나 역시 유튜브 메인 화면을 접속할 때마다 이걸 뼈저리게 경험하고 있다.


오늘도 보물 같은 영상을 발견하였다. 뭐 익히 잘 아는 사실이긴 한데 아마 BBC에서 제작한 다큐멘터리인가 보다. 거기에 체칠리아 바르톨리가 등장하여 비발디 아리아를 부르고 중간중간에 비발디의 생애에 관련된 나레이션 및 자료 화면 등이 들어간다. 화질이 썩 좋지 않은 거로 봐서는 1990년대 후반 정도 같은데 그 당시로써는 바르톨리의 비발디 아리아가 상당히 파격적이었을 것이 분명하다. 암튼 이걸 계기로 비발디의 성악 작품이 세상에 빛을 보게 되었다.


비발디의 생애에 대하여 쓴 글이 이전 블로그에 존재한다. (공감도 30개 가까이 받은 걸로 기억) 바흐, 책 리뷰에서 밝혔듯이 그에 대한 왜곡된 이미지는 근절되어야 한다. 헨델 역시 메시아로만 치부되기에는 너무나도 안타까운 현실이다. 그럼 나머지는? 미안하지만 난 다른 바로크 작곡가들은 생애이든 음악이든 잘 모른다. 알아봤자 바로크 삼총사와 연관되는 사람들 정도? (예를 들면 피젠델이나 텔레만) 고클에 이걸 증명하는 나의 기념비적인(?) 댓글이 존재한다.


게다가 최근 들어 편곡하고 있는 건 죄다 헨델의 음악뿐. 이 프로젝트를 다 끝내면 우리가 잘 몰랐던 작곡가들의 작품을 편곡해 볼까 생각중이긴 하다. 그러다 보면 자동으로 그들의 음악을 좋아하게 되지 않을까.


역사가 승자 위주로 흘러가듯이 음악사 역시 후대에 의해 재조명되는 음악가 이외에는 우리가 관심을 소흘히 하는 경향이 있다. 앞에서 언급한 익숙함 때문에 조금이라도 나의 지식 범주를 벗어난 선율이 흘러나오면 음악을 더 이상 들을 생각을 안 한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인 거 같다. 공부도 마찬가지인지라 때로는 이런 생각도 든다. 대학 시절 이후로 나의 뇌는 성장을 멈춘 게 아닐까 하고. 뭐, 음악을 계속 공부하는 것도 아니고 취미로 틈틈이 하는 거니까 여기에 대하여 너무 큰 부담감은 안 가지는 게 좋겠지.


그나저나 책 포스팅을 해야하는데 귀찮아서 계속 미루고 있다. 1일 1포스팅은 고수하고 있지만 언제 정신차리고 할까. 오늘은 아래층 티비에서 들리는 전국노래자랑 때문에 일단 빠이빠이.





Barock의 잡담에 공감이 가신다면 로그인이

필요 없는 공감댓글로 Barock를 응원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