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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삶의 이야기/음악인의 삶

지금의 나는 행복한가?

어제 음악을 공부하였던 나의 과거 이야기를 이곳에 털어놓았다.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 글을 보셨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쪼록 나 Barock에 대한 궁금증이 조금이나마 해소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새로운 카테고리를 신설하였다. 목적은 단 한가지다. 파트 타임으로 봉사하는 교회 반주, 그리고 틈틈이 하는 편곡과 음악 감상. 단순히 음악을 즐기는 것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뭔가 글로서 나의 마음을 정돈할 필요성을 느끼어 앞으로 여기에 관한 나의 생각 등도 이곳에 기록해 나갈 것이다. 그리고 편곡이 어떻게 진행되어 왔고 또 어떻게 진행되어 가고 있는지를 돌아보며 점검하는 시간도 필요함을 느꼈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 뿐만이 아니라 다음 세대를 위해서라도 말이다.


사실 오늘은 나의 32번째 생일이었다. 어제 아버지로부터 내가 태어났던 시절에 관한 이야기도 들었고 오늘 많은 분들로부터 축하 메시지도 받았다. 이 기쁜 날 어쩌다 보니 아버지께 내가 요즘 하고 있는 편곡과 앞으로 계획하고 있는 편곡에 관해서 털어놓게 되었는데 이 말을 들으신 아버지께서는 무척이나 기뻐하시는 모습을 보이셔서 내 마음이 안심되었다. 왜냐하면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나는 내 삶에서 아무런 희망을 찾지 못하고 절망 속에만 사로잡혀 있었기 때문이다. 


요 앞에도 여기에 대한 이야기를 잠깐 언급한 거 같은데 '그날' 이후 나는 남들이 보기에도 너무나 부끄러운 삶을 살고 있었다.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이 세상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며 하루하루를 그저 눈물만 흘린 채 무의미하게 보내곤 하였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마음을 다잡고 새로우면서도 작은 목표를 두고 하나씩 실천해나가니 요즘 들어서 성과가 하나둘씩 보이기 시작한다. 편곡도 그 중 하나이다.


아버지에게도 말씀드렸듯이 사실 내가 메인 유튜브 채널을 가지게 된 것은 내가 편곡한 하프시코드 협주곡 음원을 공유하기 위함이었다. 이것을 필두로 나는 하프시코드를 위한 작품이나 바로크 오케스트라를 위한 협주곡 등을 편곡해왔다. 어제도 썼듯이 한때 내가 미친 듯이 목표로 두었던 악기. 하지만 난 이 악기를 내 인생에 있어서 눈앞에 있는 걸 직접 보거나 만진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나에게는 그야말로 꿈의 악기일 뿐이다. 하지만 나는 편곡을 통하여 이 악기의 장점을 최대한으로 살려주려고 노력해왔다. 평가는 동시대의 전문가나 후대가 할 것이다.


아무튼, 내가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을 찾은 건 크나큰 발전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전 같으면 어림도 없었을 것이다. 아직은 이렇다 할 호응도도 별로 없고 내 작품이 발탁되어 레코딩 된 적도 없지만 난 내가 계획하고 있는 편곡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많은 클래식 음악들이 그랬던 것처럼 언젠가는 내 편곡작품들도 빛을 볼 날이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리고 이쯤 되면 바로크 음악 스페셜리스트라고 봐도 무방한데 이 타이틀이 무색하지 않도록 나는 매일의 모든 삶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제목에 대한 답을 나는 어떻게 내릴 수 있을까? 비록 지금은 음악과는 동떨어진 삶을 살고 있지만 음악은 여전히 내 삶의 한 부분으로서 살아 숨 쉰다. 모르는 사람들은 음악을 더 이상 공부하지 않다니 대학 시절 배운 게 아깝지 않냐고 하지만 나로서는 지금의 내가 더 행복하다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다. 작곡 전공이지만 현대 음악을 거의 혐오하다시피 하니 게다가 전공 특성상 실기 준비부터 대학원 연주 및 논문 심사 등이 내 혼자만의 힘으로는 결코 이루어질 수가 없기에 나는 깨끗이 포기하였다. (한때 꿈꾸었던 쳄발로 연주자 포기에 관해서는 어제 포스트 참조) 결론은 좋아하는 분야를 취미 삼아 하는 지금 이 순간이 제일 행복하다고 할 수 있다. 음악은 학부 때 배웠으면 충분하고 난 오히려 학교 밖에서 컴퓨터를 통하여 얻은 게 더 많다.


지금의 프로젝트 그리고 앞으로의 프로젝트를 통하여 하나님께서 하시고자 하는 말씀은 무엇일까. 무엇보다도 나 자신의 이름이 드러나는 것이 아니라 오직 하나님의 의와 영광이 먼저 선한 영향력으로 작용하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리고 행복을 찾은 것만큼 내가 가지고 있는 재능을 다른 사람들과 함께 나누며 교제하는 그런 시간들도 가졌으면 하는 마음이다. 이야기가 다소 한 주제로 정돈되지 못하였지만 많은 분들께서 이 Barock를 공감댓글을 통해 응원해 주시고 격려해 주셨으면 하는 소망을 담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