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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표현 정리

물불을 가리지 않는다를 영어로 표현하면?

안녕하세요~, 앞으로 영어나 일어 원서 속에 등장하는 유용한 알짜배기 표현들만을 쏙쏙 골라 여러분들께 소개해드릴 Barock라고 합니다. 티스토리가 개편되면서 다시 돌아왔는데 아무쪼록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성원 먼저 부탁드립니다. 그럼 본론으로 바로 들어가서,


여러분들은 물불 안 가린다는 표현을 언제 쓰시나요? 제가 미국 생활 십 년째에 접어들면서 한국어에 대한 감각들이 조금씩 퇴보(?)되는 거 같아 사전을 찾아보니 위험이나 곤란을 고려하지 않고 막무가내로 행동하는 것을 뜻한다네요. 여기에서 물불은 우리가 보고 느낄 수 있는 진짜 물(水)과 불(火)이 아니라 어려움이나 위험을 표현한 비유적 단어입니다.


오늘은 학창시절 저를 문학소녀로 푹 빠지게 해주었던 크리스티앙 자크의 《람세스》 1권 영어 번역본을 들고 왔습니다. 대학시 절까지 5권 전권을 다 정독하였지만 정작 학교 도서관에 1권이 없어서 따로 구매하여 소장하였는데 몇 달 전 영어 공부 겸 인터넷 이곳저곳을 알아본 결과 저렴한 가격에 도서관에서 withdraw 된 전권이 이베이에 떴길래 냉큼 주문하여 결국 영어 번역본 전권을 소장하게 되었습니다. 다 읽어야 하는데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책장 한켠만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 블로그를 개설하게 되면서 독서의 필요성을 느끼어 1권부터 정독하는 중입니다. 비록 색깔 펜으로 표시는 잘 해두고 인스타에도 올렸지만, 블로그에 기록해 두는 게 최상의 방법이라고 생각하여 이렇게 자판을 두들깁니다. 저 혼자만 알고 있기에는 또한 아까운 면도 있어서요.


소설 《람세스》 1권은 아시다시피 <빛의 아들>이라는 부제목을 가지고 있습니다. 람세스라는 이름을 완전히는 아니고 가깝게 직역했다고 할 수 있는데 (원어대로 풀이하자면 '태양신의 아들') 람세스가 파라오가 되기 전의 일대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제일 첫 번째 장을 여는 건 세티가 바라보는 가운데 치러진 어린 람세스와 황소의 대결인데 그 시절까지 야외활동을 제대로 해 보지 않고 고분고분하게 자라온 왕자에게는 너무나도 버거운 일이었습니다. 이 황소가 얼마나 난폭한지, 또한 얼마나 무자비한지를 표현하기 위하여 아버지 세티는 바로 물불 안 가린다는 표현을 사용하였습니다.


영어 문장: It (will) run through fire and water, even launch a surprise attack from behind a tree.

한국어 직역: 그건 나무 뒤에서부터 놀람을 주는 공격을 개시하는 순간마저도 물불을 안 가린단다.


처음 이 문장을 접하였을 때 저는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아~ 결국 언어라는 건 별반 다르지 않다는 걸 깨달은 것이지요. 원어는 프랑스어이니 당연히 프랑스어 격언이나 속담을 빌려 이 문장이 기록되었을 것이고, 그것이 영어로 번역이 되어 이렇게 되었을 게 뻔합니다. 제가 앞서 소장하고 있다는 한국어 번역본에도 역시 물불 안 가린다고 번역이 되어 있네요. 뭔가 새로운 발명을 한 건 아니지만 무릎을 탁 치며 유레카~라고 외칠 법도 합니다.


제시한 문장에는 run이라는 동사가 사용되었는데 run 대신 go 동사도 자주 쓰이는 거 같습니다. 그리고 호기심 차원에서 구글 번역기를 돌렸는데 역시 이런 관용구(?) 같은 건 문자 그대로 불과 물을 달린다는 뜻으로 번역을 하여 본래 지니고 있는 의미와는 영 다르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go를 넣어도 마찬가지이고요. 결론은 이런 표현은 단어의 의미를 하나하나 파헤치기보다는 문장을 아예 통째로 외우는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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