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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삶의 이야기/보고 느끼며

나의 정체성에 대해 생각해보다

지난주 식구들과 함께 밥을 먹으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문득

주변인들의 정체성이나 성향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그러면서 나는 속으로 나는 이

미국 사회에서 과연 어떠한 존재로

살아가고 있는가 질문을 하게 되었고

결국에는 온라인상의 고백으로 이어졌다.


사실 사생활을 보호하는 측면에서

이곳에 나에 대하여 다 공개할 수는 없다.

그래서 가능한 한 신비주의 모드로 작성토록 하겠다.



우선 가장 먼저 주목할 점은

난 한국과 미국 양국의 문화와 언어,

그리고 민족적인 특색을 모두 이해하고

수용할 수 있는 1.5세이다.

그래서 감사하다.


하지만 문화라는 영역만을 놓고 보자면

난 사실 양국의 문화보다는 오히려

류업이나 일본 같은 제 삼국의

문화에 더 관심을 많이 가지는 편이다.

클래식 입문 시절부터 들어왔던 바로크 음악,

그리고 학창 시절부터 즐겨듣고 보아왔던

일본 노래들과 애니메 등....


나도 내가 어쩌다가 이렇게까지 되었는지는 모르겠다.

사실 이건 취향이라는 측면이 큰데 확실히

난 약간 4차원적인 기질이 다분히 있는 듯 하다.

우아하게 바흐 음악 듣다가, 갑자기 자드 노래 듣고....

항상 이런 식이다. ㅋㅋㅋㅋ 급기야 통제 불능까지...!

유튜브 플레이리스트가 그 증거이다.



그리고 민족적인 특색하면 당장 떠오르는 건

무엇이든지 빨리 빨리 처리하려 하고

단순한 걸 좋아하고 성질 엄청 급하다는 거.

때문에 손해 본 일도 많았지만 반대로

이득을 본 경우도 적지 않아 있다.


식생활도 빼놓을 수 없는데

김치 없인 못 살아~까지는 아니고

산낙지, 번데기 같은 것만 아니면

(물론 미국에는 없지만 ^^;;)

한식, 일식, 중식, 양식 안 가리고 잘 먹는다.

한국에도 요즘은 식생활이 많이 서구화되어서

많은 사람들이 그런 줄 아는데 우리 식구만 하더라도

하루에 한 끼만 밥이 들어간 한식을 먹는다.

나머지는 밥 아닌 다른 것들이나 과일로 배를 채운다.

게다가 미국 사는 한인들, 특히나 유학생들이라면

일요일에 한인교회에서 제공되는 점심 한 끼가

얼마나 고맙고 반가운 존재인지 모른다.

그런데 이것 가지고도 맛이 싱겁니 어쩌니

complain 하는 인간들은 정말 개념없다고 봄. ㅡ,.ㅡ


암튼 요즘은 겨울철이다 보니 국물 요리를 찾게 되는데

국물 마시면서 시원하다~라고 할 수 있다는 사실조차

감사하게 느껴진다. 그럴 때마다 아~ 나는 정말

뼛속까지 한국인이구나라는 걸 느낀다.



어떠한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있느냐도

나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데 한 몫을 하는데

폐쇄된(?) 생활을 할 수 밖에 없는 나로서는

미국에 사는 다른 한인들보다 더 좁은 인맥을

가질 수 밖에 없다. 대부분은 교회 사람들이고

나머지는 편의상 그 외라고만 하겠다.


그러하다보니 정작 미국에 살면서

미국 현지인 친구 하나 사귀기도 쉽지 않은데

앞으로 공부하면서 기회를 만들어나가면 좋겠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

바로 언어인데 시험 점수는 없지만 공식적으로 밝히자면

나는 엄연히 3개국어 구사자라고 할 수 있다.

LinkedIn에도 있듯이 한국어, 일본어, 영어인데

옛날에는 독일어까지 욕심부려 4개국어에

도전하였지만 독일어가 생각보다 어려워서

포기. 그냥 이걸로만 밀고 나가기로 했다.


사실 어떠한 언어를 구사하느냐에 따라 활동 범위가 결정되는데

나는 다행히 한국에서 학교생활을 마치고 왔고

미국에서도 한국어를 계속 써야하는(?) 상황에

놓여있었던지라 한국어를 까먹지 않았다.

영어는 늘으면 늘었지 퇴보되지는 않았고

최근에 평생교육원을 수료하면서 뭔가

이전보다 더 가까워진 듯한 기분이 든다.

말과 글의 갭이 너무나도 큰 나이기에

말은 더듬더듬해도 최소한 글로서

나의 의사표시를 할 수 있다는 건

나의 강력한 무기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일본어는 몇 달 째 초급과정 공부 중인데

실생활 활용도는 거의 제로이지만 언젠가는

나에게 큰 자산이 되겠다 싶어서 열심히 하는 중이다.

그런데 선생님께서는 분명 쉽게 가르쳐 주시는데

too much information이 뇌에 들어가니까

어떠한 경우에 이렇게 되고 저렇게 되는지

마구 헷갈리기 시작한다. 뭐 이것도

정식 학교는 아니라서 괜찮다만

나중에 정말 부전공이든 뭐든

공식으로 하게 되면 그 때는

정신 바짝 차려야지!



아까 그렇게도 생각이 안 났던 단어가

이제서야 생각이 났는데 그건 바로 사고방식.

난 사실 이렇게 자판을 두들기고 있지만

내가 한국과 미국 중 어느 쪽 사고방식에

크게 영향을 받았는지 모르겠다.

항상 같은 건 아니고 상황에 따라

만나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되는 거 같다.

하지만 굳이 한 쪽을 선택하라 하면

정확성과 철두철미를 추구하는 스타일인지라

게다가 한국인 특유의 정 문화가 어색하게

느껴지는지라 나는 미국적 사고방식에

좀 더 가까운 사람이 아닌가 이렇게

추측을 해본다.


상황은 수천수백 가지가 있기 때문에

그 밖의 예시들을 하나씩 나열하기에는

힘들고..... 지금의 내가 있기까지

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헌신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거란 생각이 든다.

인생은 결코 혼자만의 힘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한국의 지인들은 미국에서 변한 나의 모습을

도무지 상상하기 힘들 것이다. 외모가 아닌

내가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 혹은 일상 생활..

교수님의 예언조차 빗나가버렸던

나의 험난했던 미국에서의 여정들.

지금 나에게는 음악보다 더 소중한

것들이 잔뜩 있다. 그리고 새로운

꿈과 희망을 가지고 묻혀있던 나의

잠재력과 재능을 개발해 나가야 한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나에게도 한국어보다는

영어가 더 편한 순간들이 있음을 느끼면서

결코 이것으로 인하여 우쭐해하거나

자랑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직 마스터하는 경지에까지 오르지 않았기에

그냥 지금처럼 모든 걸 즐기면서 하고 싶다.


정체성에 관하여 제대로 이야기를 풀어냈는지는 모르겠지만

위의 카톡 문구처럼 지금까지 함께하신 그분께 감사하며

앞으로도 그분께서 행하실 일들을 기대하고

하루하루를 최선을 다해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여태까지 공유했던 다른 어떠한 가사들보다도

돈 모엔의 이 찬양 가사가 나름 큰 의미를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나저나 미디엄에 글 안 쓴지가 백만년.....

티스토리에서 번역해서 올리기 좋은 게

이거 포함해서 두 갠데 그냥 만사가 귀찮다.

텀블러의 카캡사 애니 리뷰도 중단되어버렸고.


내년 클리어편 나오기 전에 다 끝내고 싶었는데

뭐 호응해주는 사람도 없고 받아쓰기도 번거롭고.....




그래도 방금 글솜씨 타고났다는 칭찬 들어 기분 무지 좋음! ^-^